박제가 된 호기심
by uki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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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쓰메 소세키, <유리문 안에서>
나쓰메 소세키 夏目漱石
<유리문 안에서>(1915)
김정숙 역, 문학의 숲, 2008

1
정성스런 양장까진 좋은데 왜 소금사막일까,
센치함에 호소하기. 내가 보기엔 명백히
책내용과 무관하기만 한 표지사진이 마뜩치 않다.

내친 김에 읽는다. <그 후> 이후, 혹은 책정리 기념으로.
책장에 나쓰메 소세키와 같은 작가 몇몇만 남겨놓아도 될 터인데,
인생에의 망집 딱 그만큼, 버리는 일은 쉽지 않구나.
아직은 무리다.

2
나쓰메 소세키의 산문은 소설보다 오래된 느낌을 준다.
소설의 시점이 주목하는 인간관계나 심리의 묘사가
상대적으로 보편성을 담보하는 반면,
산문에서 그의 시선이 머무는 기억과 장면은
그 시대에 보다 가까이 있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낡은 느낌을 주는 것은 아니다.

또한 그의 산문에 나오는 아내의 이야기에 적지 아니 놀랐다.
그의 소설을 읽으면서 언제나 그가 거느리는 가족이 없다고
멋대로 상상했었기 때문이다.
그가 소설 <그 후>의 다이스케처럼 
만년 결혼 안한 늦깍이 애물단지로 남아있으리라
멋대로 추측했기 때문일게다.

놀라기는 했지만 여하튼
그가 주는 한결같은 인상을 고치는 데는
시간이 걸릴 듯하다.

3
"나는 지금까지 남의 일과 자신의 일을 이것저것 너저분하게 썼었다.
. . . 하물며 내가 여기에 쓴 것은 참회가 아니다." (본문 148-149쪽에서)

이렇다할 교훈을 주리라는
고압적 자세의 거품 없이,
툇마루에서 졸고 있는 고양이처럼
이리저리 세상사에 눈알을 굴리는
나쓰메 소세키의 담백함은
언제나 최고다.

또한 그의 한결같음에
무엇을 읽어도 언제나 같은 말을 맴돌지 않을까,
행복에 겨운 우려와 함께
아직도 읽지 못한 소세키의 책들은
당분간 꾸욱 참고 아껴두자고 다짐해본다.

10월 4일에, 읽다.
by ukieo | 2009/10/04 14:34 | 캐비넷 - 양피지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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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at 2009/10/12 14:20
아껴두지 말고 읽고 또 읽는 건 어떠신지.... 이건 나도 읽어보련다.
오늘은 먼데이.....without h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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