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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시부터 02시까지 단전이란다. 잠은 안오고. 단수와 달리 단전시에는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었다. 그래도 이 도시에는 어릴 적 경험했던 칠흙같은 밤은 오지 않았다. 2년 동안 살면서 그 존재도 몰랐던 비상등이 켜지고, 이웃빌딩에서 새어나오는 박약한 불빛들, 전혀 쓸모가 없어보였던 사은품 독서등, 충전지로 버티는 노트북 화면, 있으나 마나한 향초들의 불빛까지. 덤으로 노트북에 저장된 노래 플레이시키고. 이 정도면 책은 읽을 수 있겠다. 느슨하게 부채질하며 <드니즈 르네와의 대화>를 펼쳐 들었다. 2차대전 프랑스에 대한 이야기에 어릴적 등화관제를 떠올렸다. 가끔 이렇게 어둠속에 있는 것도 괜찮구나. 아마도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던 와중에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의 마음이 되었던 거 같다. 냉동고 음식들 걱정하다 스스르 졸면서. 다음 여행의 목표지는 정해졌다. L o n d o n, 그리고, M o n p e l l i e r, L a n g u e d o c, F r a n c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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