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가 된 호기심
by uki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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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전

00시부터 02시까지 단전이란다.
잠은 안오고. 단수와 달리 단전시에는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었다.

그래도 이 도시에는
어릴 적 경험했던 칠흙같은 밤은 오지 않았다.

2년 동안 살면서 그 존재도 몰랐던 비상등이 켜지고,
이웃빌딩에서 새어나오는 박약한 불빛들,
전혀 쓸모가 없어보였던 사은품 독서등,
충전지로 버티는 노트북 화면, 있으나 마나한 향초들의 불빛까지.
덤으로 노트북에 저장된 노래 플레이시키고.
이 정도면 책은 읽을 수 있겠다.

느슨하게 부채질하며
<드니즈 르네와의 대화>를 펼쳐 들었다.
2차대전 프랑스에 대한 이야기에 어릴적 등화관제를 떠올렸다.
가끔 이렇게 어둠속에 있는 것도 괜찮구나.
아마도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던 와중에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의 마음이 되었던 거 같다.

냉동고 음식들 걱정하다 스스르 졸면서.
다음 여행의 목표지는 정해졌다.
L o n d o n, 그리고,
M o n p e l l i e r, L a n g u e d o c, F r a n c e
by ukieo | 2009/08/25 12:38 | 캐비넷 - 오늘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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