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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로구 창성동 골목 한켠에 이런 훌륭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있을 줄이야 이름하여 '레서피 R e c i p e' 5월 1일, 서른 셋인지 서른 넷인지 서른 다섯인지 아무튼 그놈의 생일 전날. 박미는 자신의 취직 및 나의 생일 축하 겸 한 턱을 내다. 2 ![]() 대만을 다녀온 후 혼자 구르메, 구르메 G o u r m e t 하면서 미식관련 책자들을 냅다 읽고 있었지만 실전이 빈약하다고 한탄하던 바, 이런 걸 '행운 S e r e n d i p i t y'이라고 하는 거겠지. 사장님이 오늘의 정식 구성을 설명해주신다. 복기하자면 아마도 (나의 기억력에 의심스런 부분이 점점 많아진다), 참기름에 살짝 볶은 관자와 미나리 (언제나 이러한 쉐프의 임프로바이제이션이 기대될 법하다) 감자의 질감 그대로 살아있는 감자 수프 (그렇다고 정통은 아니지만 퓨전이라고 하기엔 그 재료와 기본이 너무도 튼실하시다) 자몽과 각종 채소 샐러드 (수입과일인지라 감이 떨어질 수 밖에 없지만 요즘 자몽철이란다) 등심 스테이크 페퍼민트와 설탕에 절린 오렌지 껍질을 올린 오렌지 (설탕절임 오렌지 껍질은 다 좋은데 치아에 엉긴다. 휴) D i l m a h 페퍼민트 차 개인적으로는 사진에 없지만 아구 스테이크 위에 올려진 날 채소 '크레송'이 좋았다. (아참 생선 아구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다. 당분간 양식당에서 주문시 생선 스테이크를 밀고 나갈 생각이다) 자고로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가면 육류와 생선 스테이크 정식을 시켜야 하는 법. 물론 파스타를 보고 요리를 논할 수도 있지만 그건 한국식당에 가서 밥 혹은 비빔밥 혹은 죽을 시키는 것과 매한가지기 때문이다. 어떻든 이렇게 사진을 올리는 정성을 보면 그날의 요리에 대해서는 더 이상 논급할 필요가 없다. 심지어 오늘 에스컬레이터 위에서 주방장(사장님)이 장보는 과정을 소급해 상상해봤다. 많이 남는 장사가 아니지 않을까 추측할 만치 훌륭한 재료들이었다. 3 ![]() 안좋은 일이 있어지만 그녀의 살아있는 여유와 웃음. 생일날, 또 다시 배운다. (이날따라 박미의 컨디션이 안좋아 사진 올릴 수 없는 이 안타까움) 4 ![]() 그래서 꼬물꼬물 와인 할인대잔치 때 구입한 이탈리아산 코르테 루빈 바르바레스코(2001)와, 칠레산 알칸스를 가져갔다. 역시 바르바레스코 B a r b a r e s c o ! 와인을 전전한다면 바롤로와 함께 꼭 맛보아야 할 이탈리아산 레드임에 틀림없다. (알칸스는 나쁘진 않지만 좀 그랬어요) 생일선물로 몰스킨 달랬더니 통큰 그녀(Ms. 배) 투자라며 3권이나 주셨다. 그 수첩들과 함께 나의 몇 년은 보험을 든 느낌이다. 세 번째 이미지 끄트머리에 있는 몰스킨들, 흐뭇하다. 잘 살 수 있을 거 같다. 한국에서의 와인 붐, 최고의 성취는 아마도, 와인의 맛과 빛에 한옥의 정취를 묻어낸 게 아닐까, 한다. 단연코. 부러 생일 축하해준 박미와 수희언니에게 더 없는 고마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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