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가 된 호기심
by ukieo
카테고리
이전 블로그
이청준, <그곳을 다시 잊어야 했다>
이청준, <그곳을 다시 잊어야 했다>, 김선일 그림, 2007, 열림원

간만에 한국소설을 집었다.
10년 전쯤 한때 매료됐던 이청준이 2007년도에 낸 소설집이다.
아마도 그당시 좋아했다면,
'매잡이'처럼 속을 알 수 없지만
언제나 그자리에 있는 장인다운 고집과 일관성이
선명한 이미지를 남겼기 때문이 아닐까 되돌아본다.
그 놈의 이미지 내게만 남은게 아닌지,
이청준의 소설은 임권택의 영화로도 다수 제작됐다.
(<서편제>, <축제>, <천년학>)

멕시코 이민 3세대나, 중년들의 인터넷 서신
시대를 반영하는 새로운 소재가 간간이 눈에 띠지만,
예나 지금이나 그의 화두는 한결같다.
소설가 이청준은
"아버지인 국가권력의 잔혹한 수혈행사"인
전쟁과 제의 등에 희생양이 된,
그래서 더 이상은 고향으로 되돌아갈 수 없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전설, 민담, 신화의 형태로
복구하며 상기시키는 '이야기꾼'의 역할을
여전히 본령으로 삼고 있다.
다시 말해 그의 글쓰기는
이역을 떠돌아다니는 불귀의 영혼을 불러들이는
'초혼 招魂'의 글쓰기이며,
토템이나 불상처럼
작은 마을 구석구석(돌, 섬, 지하실, 벼루, 문주란 등)에
그 영혼의 넋을 아로새기는
'장인'의 글쓰기다.

보이지는 않지만
10년간 나의 사고 혹은 취향의 궤도가 달라진 것인지,
이청준의 소설을 두고 그 때만큼의 흥미를 느낄 수는 없었다.
그럼에도 어릴적 지난한 독서는
이러한 나의 정신적 궤적의 준거점이 된다는 점에 있어
유용한 법이다.

1월 7일-8일에, 읽다.
by ukieo | 2008/01/10 12:07 | 캐비넷 - 양피지 | 트랙백 | 덧글(2)
트랙백 주소 : http://auyoo.egloos.com/tb/4073727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과객 at 2008/01/28 07:09
그림 그린 이가 '김선일'이 아니라 '김선두' 아닌가요? 아무리 봐도 표지의 글씨며 그림이 김선두 건데... 암튼 읽고 싶은 책이네요.
Commented by ukieo at 2008/01/28 18:38
앗, 지적 감사합니다.
크나큰 실수를 저질렀군요.
'김선두'씨가 맞답니다.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


rss

skin by 이글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