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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하루 전 새벽에는
많은 꿈을 꾸었겠지만 큼직한 꿈 하나가 기억에 남고 다른 하나는 비몽사몽의 이야기이다. 자주 그러지는 않지만 자기 전에 FM 93.1을 아주 낮은 볼륨에 맞춰두고 잠이 들때도 있다. 잘 때 거슬리는 건 사람의 말소리라, 아무리 명확한 발음을 구사하는 진행자의 말들도 모두 웅웅거리는 것처럼 들릴 정도로. 새벽 녘, 비몽사몽 중에 그리그의 피아노 협주곡이 들린다. 이전에 듣던 연주들만큼 감정이 과다하지도 않고, 그 솔로부분의 긴 공백과 호흡이 지하실에 덩그러니 놓인 피아노 소리 같아 인상적이었다. 독주자에 대한 오케스트라의 배려, 그것을 알아챈 독주자는 자신의 유려한 테크닉을 잠시 접어두고 그 배려의 공백에 맞추어가는 건 아닌지, 결국은 잠에서 깨다. 이미 연주는 끝난 상태였고 인터넷으로 검색했더니 새벽에 언제나 천연덕스럽게 또 다시 나타나시는 정만섭씨의 '명연주명음반' 코너. 그리고 그 문제의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한 이는 미켈란젤리였다. 설마 . . . 역시 비몽사몽이었나. 그가 정말 미켈란젤리라면 내가 들었던 그의 연주 중 가장 좋은 것이었으며, 내가 정말 비몽사몽 들었다면 가끔은 관객의 상태에 따라 그렇게도 들릴 수 있다고 입에 침을 바르거나. 다행인지, 불행인지 집에 그 음반은 없었다. 꿈은 꿈으로 남겨두라는 말인지 몹시 궁금했지만, 꾸역꾸역 다시 잠을 청하다. 악몽이든, 기분 좋은 꿈이든, 어제 새벽 나의 꿈은 공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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